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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집사 사육기♡

내가 앵무새를 키우게 된 이유. 반려동물로서의 앵무새. 앵무새 키우기 힘든 점.

앵둥맘 2021. 9. 29. 11:05

 

 

코뉴어 앵무새들과 함께 지낸지 11개월이 지나는 지금.

주변에서 질문을 꽤 많이 받는다.

 

"앵무새 키우는거 어때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솔직히...

어떤 말부터 해주어야 할 지 모르겠다.

같은 상황이라도 사람의 성향에 따라 느끼는 정도가 다르니까.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좀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나는 평생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다.

그건 우리 남편도 마찬가지이다.

오늘은 아무래도 개인적이고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될 것 같다.

"갑자기 앵무새는 왜 키우게 됐어요?"

첫번째는 우리 형님의 영향이 크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부터 엄청난 TMI 를... ㅋㅋㅋㅋㅋㅋ)

내가 아는 우리 형님은.

식물이며 동물이며 정주는 것을 좋아하신다.

집에 식물이 종류별로 어마어마하고, 또 관심도 많으셔서 이것저것 잘 알려주신다.

예전에 한창 미세먼지가 가득하던 시절,

형님네서 수염틸란드시아를 보고 이것저것 물었던 기억이 있다.

덕분에 우리집에는 아직도 수염틸란드시아가 먼지로부터 우릴 지켜주고 있지.ㅋㅋ

수염틸란드시아 처음 데려왔을 때

최근 많이 자라난 수염틸란드시아

형님네는 동물도 꽤나 키우시는 편이다.

당연히 앵무새도 있고. (모란앵무 2마리를 키우신다.)

햄스터, 거북이, 물고기 등 여러가지 키우신다.

지난번에는 아이들에게 새가 알에서 부화하는걸 보여주신다며

유정란을 구해오셨다는데, 알에서 부화한 병아리가 엄청난 속도로 자라나서

감당이 안되셨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정말 생명에 관심이 많고 애정을 많이 주시는 분이시다.

그런 형님의 영향으로

시댁에도 모란앵무를 한마리 키우고 계신다.

암컷인데, 어머님이 너무 잘 먹이셔서 뚠뚜니 모란이가 되었다. ㅋㅋㅋㅋ

이러니 내 입장에서는 반려동물로서 앵무새를 자주 접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댁이나 형님네 앵무새를 한번도 만져본 적은 없었다.

새장에 있는 것만 구경하거나, 새장에서 나오더라도 쳐다만 보는 정도.)

두번째는, 우리는 자녀계획이 없다. 고로 딩크족이다.

주변사람들에게야 늘 이야기 하지만, 블로그에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좀 부끄)

연애시절에는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를 낳는 줄 알았다.

근데 막상 현실이 다가오니 그게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는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런줄 알고 살았는데,

막상 조카들이 생기니 오히려 반대가 되었다.

우리 조카만 이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도 우리는 둘 다 막내이고.

양가에 조카가 아들,딸 고루 있다. (축복받은 사람들.ㅋㅋ)

그래서인지 더더욱 의지가 없다.

누군가는 본인들의 의지보다는 부모님께 손주를 안겨드리고자 아이를 낳고싶다던데,

우린 그러지 않아도 되는 조건이었다.

조카들을 마음껏 이뻐하며 살고싶다.

세번째는 결혼생활을 하면서 점점 느껴지는 지루함 때문이라고 해야할까.

우리의 결혼생활은 너무 평화롭고 평온했다.

그리고 문득,

그 평화는 곧 반복되는 생활의 지루함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저런 평화로움 속에

이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래서 다들 아이를 낳는가봐."

반려동물로 앵무새를 데려올까 말까 하는 고민은 한 1년은 넘게 했던 것 같다.

어떠한 생명체를 책임질 수 있는 자신감도 없었고,

반려동물은 키워본적도 없고 생각해본적도 없었지만,

그나마 주변의 영향으로

만약 반려동물을 데려온다면 반드시 앵무새가 되리라 생각은 했었다.

(다른 동물들도 이쁘긴 하지만 신랑은 강아지를 무서워하고 나도 크게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근데 그 고민은 저 한마디를 나누고 나서 해결이 되었다.

지금이 딱 그 타이밍이었다.

마침내 결론에 이르렀다.

"우리는 앵무새를 데려오자."

다행히도 나는 오랜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잠시 쉬고 있던 시기였고,

온전히 앵무새에 집중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코로나가 들끓던 10월의 어느날.

우리는 앵무새를 데려오리라 마음먹고 여기저기, 이것저것 많이도 알아보았다.

(지금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정보였지만.ㅋㅋ)

그렇게

아마도 남들은 아이를 계획했을 시기에,

우리는 앵무새를 데려오게 되었다.


그 후

시댁과 형님네는 모란앵무였지만, (여쭤보니 형님도 코뉴어는 키워본 적이 없으시다고 한다)

우리는 코뉴어를 데려오게 되었고.

우리 시나몬 코뉴어 앵무새는 인기쟁이가 되었다.

시댁가서 자랑하고 형님한테 자랑하고. ㅋㅋㅋㅋㅋ

형님네에도 데려가보고

형님이 우리집에 놀러와서 보시기도 하고.

(아쉽게도 형님네 모란앵무와는 친해질 수는 없었다...ㅠ 친구하라고 데려갔는데 힝...)

앵무새가 집에 온 뒤,

우리집은 활기를 되찾았다.

물론, 원래 집돌이와 집순이이기도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더 그랬고,

또 앵무새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되었다.

조그만한 생명체가 나를 쫄쫄 따라다니며

내 품에 안겨, 내 다리에 앉아 체온을 공유하고

여기저기 부리로 찍어보고 깨물깨물하고.

내 안에 숨어있던 모성애가 깨어나는 느낌이랄까.

(안느껴봐서 모르겠지만. 이게 맞을꺼라며 확신하는 중.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는 다른 이쁜 앵무새를 봐도

우리 앵무새가 제일 이쁘고 사랑스러운 지경에 이르렀다. ㅋㅋㅋ

(팔은 안으로 굽는다.)

그래서인지, 첫째 앵무새 앵둥이가 외로워하는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을 좋아하고 잘 따르지만,

앵무새는 앵무새이니까.

형님과의 여러번 상담 끝에,

결국

짝을 지어주기로 결심했다.

코뉴어는 색깔이 다양한데,

우리 앵둥이는 시나몬 코뉴어 (머리가 회색인 편) 암컷 이라서

이왕이면 그린칙 코뉴어 (머리가 어두운 편) 수컷으로 데려오고 싶었다.

비슷한 계열로 옐로사이드코뉴어, 블루코뉴어 등도 괜찮을 것 같았다.

앵둥이를 데려왔던 리프패럿 시흥목감점 사장님께 연락을 하여 부탁을 드리고.

앵둥이가 우리집에 온지 4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드디어 짝을 지어줄 수 있게 되었다.

앵둥이가 싫어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수도 없이 한 것 같다.

암수 짝을 지어준다고 무조건 사이가 좋은 건 아니라기에.

그리고 앵둥이는 무척 활발한 성격인지라 그동안 호불호를 강하게 표현했기에.

둘째를 데려오는 날.

앵무새카페 리프패럿에 가니, 옐로사이드코뉴어 수컷을 데려다 주셨고.

3개월도 안 된 옐로사이드코뉴어 수컷과 만난 우리 앵둥이 (시나몬코뉴어 암컷)는

첫 눈에 반한 건지,(ㅋㅋㅋ) 다행히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았다.

(앵둥이와 둘째의 만남은 따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둘째 옐로사이드코뉴어의 이름은 앵꼬로 정하였다.

앵둥이와 앵꼬.

앵둥앵꼬. 둥꼬. 앵둥꼬. 꼬둥이들. 꼬앤둥이 등등

두마리를 한번에 지칭할때 여러가지로 부르고 있다. ㅋㅋㅋㅋㅋ

이렇게 우리는 4식구가 되었고,

지금도 평화롭게 잘 지내는 중이다. (어제오늘 앵둥이와 앵꼬가 너무 싸워서 걱정이긴 하지만...)

지금의 이 평화로움은

확실히 둘 만 지낼 때의 평화로움과 다르게 느껴진다.

지루할 틈이 1도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쳐다보고만 있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고.

또 사고쳐놓고 있으면 화가 치밀 때도 있고.

이 놈들 덕분에 희노애락을 마구마구 느끼고 있다.


마지막으로 앵무새를 키우면서 힘든 점들이 있다면.

온도, 습도, 먹이와 같은 것들을 신경쓰는 것.

새장에서 나오면 여기저기 똥을 싸두고 매번 치워야 한다는 것.

새장에 오래 두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대고

청소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금새 더러워지는 것.

이런 것들은 이제 힘든 축에도 못낀다.

그냥 부지런히 움직이면 되니까.

내가 가장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반려동물로서의 앵무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그나마 커뮤니티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것.

유투브나 블로그 등에서 정보를 얻는 것.

그런데 그런 정보들이 100% 다 올바른 정보인지 확실치 않고.ㅠ

결국 앵BY앵 이라는 결론을 얻을 때도 많다...

반려동물로서 강아지나 고양이는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심지어 요즘에는 반려견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도 많이 생겨났고)

동물병원도 그 쪽에는 전문화된 곳이 많은데 비해

앵무새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소동물을 취급하는 동물병원도 잘 없어서 미리 확인해야 하고,

앵무새 전문 병원은 서울 강남쪽에 있다고 들었다.

(지난번에 소동물도 취급한다고 하여 근처 동물병원에 데려갔다가

크게 낭패를 본 적이 있다.ㅠ 함부로 데려가면 안 될 것 같다...)

이런 부분을 미리 알았다면

앵무새를 데려오지 않았을까 ?

그럼 1년 정도 더 고민했으려나. ㅋㅋㅋ

반려동물로서의 앵무새에 대한 정보가 많다면 좋겠지만,

최대한 부딪히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다.

앵무새가 원하는 것을 못해주는 것 같아

그냥 좀 많이 아쉬울 뿐. 얼마나 답답할까.

어제오늘 앵무새들이 자꾸 싸워서 고민이 많다.

아무래도 이제 1년 갓 넘은 앵둥이가 발정기에 접어든 것 같다.

자꾸 앵꼬에게 시비를 걸고 공격하려고 한다.

앵꼬는 도망가고 날아다니고 난리도 아니다. (심지어 떨고 있음.ㅠ)

다행히 집에 새장이 2개라서

분리해두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사이를 회복시켜야 할지.

(흑흑 누가 좀 알려주세요...)

어느 앵무새들보다도 사이가 좋던 아이들인데.

(관계 회복 가능 하겠죠...)

우리집의 평화가 깨진 느낌이다. ㅋㅋㅋ

예민해진 앵둥이때문에 나까지 예민해지고 있음.

"앵무새 키우는거 어때요?"

누군가 이 질문을 다시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이야기 할 것이다.

너무 좋다고.

앵무새와 함께하는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만족스럽다고.

반려동물 생각 1도 없던 사람이

만족하고 있는 정도라면

나름 꽤 괜찮은 것 아닐까.

힘들지 않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어떠한 생명체를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데 힘들지 않다고 ?

당연히 힘들지.

우리는 아이 대신 반려동물로 앵무새를 선택한 것이다.

아이 키우는게 힘들잖아 ?

나는 책임감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앵둥맘이 갑자기 앵무새를 키우게 된 이유. 앵무새를 키우면서 힘든 점.

반려동물을 키우리라곤 1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우리 두사람이

앵무새를 키우게 된 이유에 대해 적어보았다.

뭔가 가벼운 사생활 얘기일꺼 같았는데 쓰고나니 또 진지해진 것 같아 좀 부끄럽다. ㅋㅋㅋ

앵무새를 키우는데 있어서는 가벼울 수 없으니까.